추석 차례상,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정말 필수일까? 2025년 차례상 차림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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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홍동백서'는 정말 필수일까? 2025년 차례상 차림의 모든 것

2025년 10월 5일,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하며

어느덧 선선한 바람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전과 달콤한 송편,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의 웃음소리. 생각만 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죠. 하지만 동시에 '차례상'이라는 작지 않은 과제 앞에서 한숨부터 나오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귓가에 맴도는 복잡한 규칙들, 올해도 꼭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걸까요?

1. 차례상, 단순한 음식을 넘어

차례상 차림의 세세한 규칙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는 왜 차례를 지내는지 그 본질을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례상은 단순히 음식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한 해 동안의 수확에 감사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 의미가 담긴 신성한 공간입니다. 음식 하나하나에는 자손의 번영과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으며, 상을 차리는 행위 자체가 조상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표현인 셈입니다.

2. 알아두면 쓸모 있는 전통 차례상 차림법

물론, 전통적인 상차림 방법을 알아두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각 집안의 전통(가가례, 家家禮)이 가장 중요하지만, 보편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원칙을 이해한다면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위(지방)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보고,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바라볼 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 됩니다.

2.1. 핵심 원칙: 홍동백서(紅東白西)와 조율이시(棗栗梨柿)

차례상 차림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원칙들입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 과일은 동쪽(오른쪽), 흰 과일은 서쪽(왼쪽)에 놓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붉은색)는 동쪽에, 배(흰색)는 서쪽에 배치하는 식입니다.
  • 조율이시(棗栗梨柿): 과일을 놓는 순서를 말하며, 보통 왼쪽부터 대추(조), 밤(율), 배(이), 감(시) 순서로 놓습니다. 각 과일은 자손 번창, 조상과의 연결, 지혜, 가르침 등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어동육서(魚東肉西): 생선은 동쪽(오른쪽), 육류는 서쪽(왼쪽)에 놓습니다.
  • 두동미서(頭東尾西): 생선의 머리는 동쪽(오른쪽), 꼬리는 서쪽(왼쪽)을 향하게 놓습니다.

2.2. 열별 배치: 신위부터 차근차근

차례상은 보통 5열로 차립니다. 신위가 있는 가장 안쪽 줄부터 1열로 셉니다.

  • 1열: 식사류. 추석에는 송편을 올리고, 술잔과 시접(수저)을 놓습니다.
  • 2열: 주요리. 구이나 전 종류를 놓습니다. 어동육서 원칙에 따라 생선과 고기를 배치합니다.
  • 3열: 부요리. 보통 육탕, 소탕, 어탕 등 탕(국물) 종류를 올립니다.
  • 4열: 반찬류. 좌측 끝에는 포(좌포), 우측 끝에는 식혜(우혜)를 놓고, 가운데 나물과 김치 등을 놓습니다.
  • 5열: 후식류. 조율이시, 홍동백서 원칙에 따라 과일과 약과, 강정 등을 놓습니다.

3. 성균관의 '새로운 제안': 전통의 재해석

여기까지 읽고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면, 이제부터가 희소식입니다. 유교 전통문화의 본산인 성균관에서는 몇 해 전부터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며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2022)

"예의 근본정신을 다룬 유학 경전 '예기(禮記)'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대례필간ㆍ大禮必簡)고 합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균관이 제시한 핵심 내용은 파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첫째,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는 옛 예법서에 등장하지 않는 표현으로,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일은 편하게 놓아도 괜찮습니다. 둘째,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전 등)은 원래 예법에 맞지 않으므로 굳이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명절 증후군의 큰 원인이었던 전 부치기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성균관이 제안한 추석 차례상 표준안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 기본 음식만으로도 충분하며, 여기에 육류, 생선, 떡 정도를 가족과 합의하여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연합뉴스, 2024)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음식의 가짓수나 화려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4.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전통은 소중하지만, 그 형식이 본질을 압도해서는 안 됩니다. 차례상 때문에 가족이 갈등하고 명절이 고통의 시간이 된다면, 조상님들께서도 결코 원치 않으실 겁니다. 전통적인 규칙은 존중하되, 우리 가족의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2025년 추석에는 '홍동백서' 규칙을 꼭 지켰는지, 음식 가짓수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걱정하기보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조상을 기리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데 더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성껏 준비한 소박한 상이라도, 그 안에 담긴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야말로 최고의 차례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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