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을 억새 관광지 BEST 10: 은빛 물결 속으로
가을의 서정, 억새의 계절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대한민국은 다채로운 색으로 물든다. 붉은 단풍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 군락은 서정적이고 깊이 있는 가을의 정취를 선사한다.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절정을 이루는 억새는 11월 초까지 그 아름다움을 뽐내며 전국의 산과 들을 은빛 바다로 만든다.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눕고 일어서는 억새의 춤사위는 한 폭의 수묵화 같고, 황금빛 석양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준다. 등산의 즐거움과 함께, 혹은 도심 속 휴식과 함께 억새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억새 명소 10곳을 소개한다.
전국 억새 명소 BEST 10
1. 서울 하늘공원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인 하늘공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억새밭을 자랑한다. 도심 속에서 드넓은 억새 군락을 만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매년 10월에는 서울억새축제가 열려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축제 기간에는 평소 야간 출입이 통제되는 공원을 개방하고,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억새밭을 밝혀 몽환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다양한 문화 공연과 체험 부스도 함께 운영되어 가을밤의 정취를 더한다.
- 주요 특징: 뛰어난 접근성, 야간 조명, 서울억새축제
- 2025년 축제 기간: 2025년 10월 18일(토) ~ 10월 24일(금)
- 여행 팁: 주말에는 인파가 몰리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은 난지천공원 주차장이지만, 만차 시 월드컵공원 내 다른 주차장이나 인근 한강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2. 강원 정선 민둥산
이름처럼 정상 부근에 나무가 거의 없고,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있는 민둥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억새 산행지다. 해발 1,118m에 이르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7부 능선부터 시작되는 억새 군락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그 규모가 커져 감탄을 자아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억새밭은 마치 은빛 파도가 치는 바다를 연상시키며, 멀리 태백산맥의 웅장한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어 가을 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매년 가을 민둥산 은빛 억새축제가 열리며, 산상 버스킹 등 다양한 행사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 주요 특징: 국내 최대 규모의 산상 억새 군락, 탁 트인 파노라마 뷰
- 2024년 축제 기간: 9월 20일(금) ~ 11월 2일(토)
- 여행 팁: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축제 기간에는 주차장이 혼잡하므로, 민둥산역까지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지대의 핵심인 간월재는 억새 산행 1번지로 꼽히는 명소다.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을 잇는 이곳은 광활한 억새 평원이 펼쳐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비교적 완만한 임도길이 잘 닦여 있어 등산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간월재 휴게소와 거대한 풍차는 억새밭과 어우러져 멋진 포토존이 되어준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너머로 겹겹이 이어진 영남알프스의 산세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 주요 특징: 영남알프스의 웅장한 산세, 초보자도 가능한 트레킹 코스
- 억새 절정 시기: 10월 중순 ~ 11월 초
- 여행 팁: '사슴농장'에서 출발하는 최단 코스가 인기가 많다. 간월재 휴게소에서는 컵라면 등을 판매하여 산행 중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주변 맛집으로는 '언양기와집불고기', '사나래' 등이 있다.

4. 경기 포천 명성산
산정호수와 어우러진 명성산은 수도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억새 명소 중 하나다. 후삼국 시대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이 산에서 통곡했다는 전설이 서려 있어 '울음산'이라고도 불린다. 매년 가을, 약 15만㎡에 달하는 드넓은 억새 군락지가 은빛 장관을 이룬다.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 기간에는 산정호수 일대에서부터 명성산까지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된다. 등산 후 산정호수 주변을 산책하며 가을의 낭만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주요 특징: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수도권의 대표 억새 산
- 2024년 축제 기간: 10월 11일(금) ~ 10월 27일(일)
- 여행 팁: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룡폭포를 거쳐 억새밭에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5. 충남 보령 오서산
충남 서해안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오서산(해발 791m)은 '서해의 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정상에 서면 광활한 억새밭 너머로 서해의 푸른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와 다른 억새 명소와는 차별화된 감동을 준다. 특히 해 질 녘, 억새밭과 서해 낙조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억새는 10월 초순에 피기 시작해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보령 오서산 자연휴양림이나 성연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등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으며, 왕복 4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 주요 특징: 억새와 서해 바다를 동시에 조망, 환상적인 일몰
- 억새 절정 시기: 10월 중순 ~ 10월 말
- 여행 팁: 오서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이용 시 주차료와 입장료가 있다. 최단 코스를 원한다면 성연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6. 경남 합천 황매산
황매산은 봄에는 진분홍 철쭉으로, 가을에는 은빛 억새로 옷을 갈아입는 팔색조 매력의 산이다. 웅장한 산세와 부드럽게 물결치는 억새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정상 부근의 억새 군락지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차량이 해발 850m 지점의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어, 약간의 걸음만으로도 광활한 억새 평원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매년 10월 황매산 억새축제가 개최된다.
- 주요 특징: 차량 접근성 용이, 영화 촬영지로 유명
- 2024년 축제 기간: 10월 5일 ~ 10월 13일 (2025년 일정은 추후 확인 필요)
- 여행 팁: 황매산군립공원 오토캠핑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억새 군락지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7. 경남 거창 감악산
거창 감악산은 정상 부근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와 억새, 그리고 보랏빛 아스타 국화가 어우러져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돌아가는 아래로 은빛 억새와 보랏빛 꽃밭이 펼쳐져 동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해 질 녘 노을과 야간 조명이 더해지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스타 국화 축제는 보통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열리지만, 그 이후에도 억새는 계속해서 장관을 이룬다.
- 주요 특징: 풍력발전기, 억새, 아스타 국화의 이색적인 조화
- 억새 절정 시기: 10월 중순 ~ 10월 말
- 여행 팁: 정상까지 차량으로 이동 가능하며 주차는 무료다. 낮과 밤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8. 제주 산굼부리
제주 산굼부리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마르(Maar)'형 화산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거대한 분화구 전체가 가을이면 은빛 억새로 가득 차 장관을 이룬다.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분화구 능선을 따라 걸으며 억새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분화구의 독특한 지형과 억새가 어우러져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가을 풍경을 선사한다. 관람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이며, 유료로 운영된다.
- 주요 특징: 화산 분화구와 억새의 신비로운 조화, 천연기념물
- 억새 절정 시기: 10월 중순 ~ 11월 초
- 여행 팁: 입장료는 성인 기준 6,000~7,000원 선이다. 오전/오후 정해진 시간에 무료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시간을 맞춰 방문하면 좋다. 주변에 제주돌문화공원, 에코랜드 등 함께 둘러볼 만한 관광지가 많다.
9. 경기 수원 방화수류정
수원 화성의 동북쪽 각루인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은 역사적 건축물과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 주변과 성곽길을 따라 억새가 피어나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가을 풍경을 자아낸다.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한 풍경 속에서 성곽과 억새를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해 질 녘 노을과 함께 감상하는 억새는 더욱 특별하다.
- 주요 특징: 고궁과 어우러진 억새, 도심 속 역사 문화 공간
- 억새 절정 시기: 10월 중순 ~ 10월 말
- 여행 팁: 화홍문 공영주차장이나 연무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주변 행궁동 카페거리와 연계하여 나들이 코스를 짜기 좋다.
10. 광주 서창 억새축제
광주 영산강변 서창둑길 일대에서 열리는 광주 서창억새축제는 도심 속에서 즐기는 대규모 생태 축제다. 약 3.5km에 이르는 억새 군락지가 영산강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으며, 강과 낙조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축제 기간에는 버스킹 공연, 포토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먹거리 부스가 운영되어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차 없는 축제'를 지향하며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친환경 축제이기도 하다.
- 주요 특징: 강변을 따라 펼쳐진 대규모 억새길, 도심 생태 축제
- 2024년 축제 기간: 10월 17일(목) ~ 10월 20일(일) (2025년 일정은 10월 16일~19일로 유사할 것으로 예상)
- 여행 팁: '차 없는 축제'로 운영되므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주차장 등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요 억새 축제 기간 비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억새 축제는 대부분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10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래 차트는 2024년과 2025년 정보를 바탕으로 주요 억새 축제의 개최 기간을 비교한 것입니다. 여행 계획 시 참고하여 가장 화려한 은빛 물결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맺음말: 은빛 가을을 만끽하며
산 정상에서, 도심 공원에서, 혹은 유서 깊은 성곽 옆에서 만나는 억새는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가을의 낭만을 속삭인다. 은빛 물결이 바람에 춤추고 황금빛 햇살에 반짝이는 풍경은 분주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평온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올가을, 마음에 드는 억새 명소 한 곳을 정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눈부신 은빛 바다 속에서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