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동반성장, '상생'을 넘어 '생존' 전략으로: 주요 7대 건설사 협력사 포상 제도 심층 분석
도입: 왜 지금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중요한가?
2025년 현재, 대한민국 건설 산업은 전례 없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2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건설 현장의 안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으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기조는 수익성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경기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 속에서 과거 원청과 하청의 수직적, 시혜적 관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협력사의 기술력, 안전관리 능력, 재무 건전성이 곧 원청의 프로젝트 성패와 직결되는 '운명 공동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협력사의 부실은 곧 원청의 리스크로 전이되며, 반대로 우수한 협력사는 원청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자산이 된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동반성장'을 단순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생존 전략'으로 격상시켰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당사의 경쟁력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GS건설 관계자
본 보고서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하에, 2024년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가 운영하는 '우수 협력사 포상 제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각 사의 포상 제도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안전', '기술', '금융', '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종합적인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조망할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사의 철학과 전략적 방향성을 비교하고, 대한민국 건설 산업 생태계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주요 건설사별 협력사 포상 제도 및 동반성장 전략 상세 분석
본 섹션에서는 2024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각 사가 운영하는 협력사 포상 제도와 연계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상세히 분석한다. 각 사의 공식 발표 자료와 언론 보도를 기반으로 포상의 구체적인 내용, 규모, 선정 기준, 그리고 그 이면에 담긴 경영 철학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삼성물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한 파트너십 강화
동반성장 철학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안전이 경영의 제1원칙'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동반성장 전략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협력사를 단순한 계약 관계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뤄나가는 '동반자(Partner)'로 인식하며,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 삼성물산의 동반성장 전략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지향함과 동시에, 특히 '안전' 분야에서 협력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생태계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삼성물산의 협력사 평가는 '안전'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대표적인 제도는 다음과 같다.
- 안전인정제: 2022년 도입된 이 제도는 고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등) 구축 여부, 안전 투자,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P(Platinum), G(Gold), S(Silver)의 3단계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제도를 통해 협력사의 자발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유도하며, 실제로 협력사 사고율을 50% 이상 낮추는 효과를 거두었다. 우수 등급을 획득한 업체에는 입찰 시 가점 부여 및 참여 기회 확대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 파트너스 데이(Partners' Day): 매년 800여 곳의 우수 협력사를 초청하여 포상을 진행하고, 회사의 경영방침과 동반성장 비전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다. 이 자리에서는 안전·품질·준법실천 우수사례 발표가 함께 이루어져,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 산업재해예방 유공 포상: 삼성물산 및 소속 현장은 안전관리에 대한 대외 평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2025년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업재해예방유공 포상' 장관 표창, '사업장 보건관리 우수사례 발표대회' 대상, '건설업 안전보건 관리체계 우수사례 발표대회' 대상 등을 수상하며 안전관리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삼성물산은 금전적 포상과 함께 사업 기회와 직결되는 간접 인센티브를 병행하여 협력사의 참여를 독려한다.
- 직접 포상: '파트너스 데이'를 통해 우수 협력사에 대한 포상금을 지급하며, 작업중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안전을 확보한 우수 근로자 및 협력사에도 포상을 진행한다.
- 간접 인센티브: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대한 포상을 큰 폭으로 늘리고, 향후 삼성물산 프로젝트 입찰 참여 기회 확대 및 평가 가점을 부여한다. 또한, 우수 협력업체에는 계약이행보증금 감면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삼성물산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포상을 넘어 금융, 기술,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 금융 지원: 협력사의 자금 부담 경감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경영자금(무이자 대출, 상생펀드)을 지원하고 있으며, 물품 대금은 100% 현금으로 10일 이내 조기 지급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1000억 원 규모 경영자금 지원,
- 기술/교육 지원: 삼성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상생협력아카데미'를 통해 협력사 임직원에게 혁신, 직무, 기술, 리더십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기술개발 공모전을 통해 공동기술개발을 지원하고 ESG 경영 컨설팅도 제공한다.
- 안전 투자: 법적으로 정해진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외에, 안전 인력 추가 배치, 현장 작업 여건 개선, 스마트 안전 기술 적용 등을 위한 '안전강화비'를 별도로 편성한다. 2024년 기준, 법정 산업안전보건관리비(1,699억 원)에 맞먹는 1,680억 원의 안전강화비를 추가로 투자하여, 법정 기준의 약 2배에 달하는 금액을 안전에 투자했다.
삼성물산 핵심 요약
삼성물산의 동반성장 전략은 '안전'이라는 확고한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안전인정제'와 같은 독자적인 평가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의 자발적 안전 역량 강화를 유도하고, 이를 입찰 가점 등 실질적인 사업 기회와 연동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과감한 안전 투자는 '안전 없이는 성장도 없다'는 경영 철학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대건설: '기업'과 '개인'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포상 시스템
동반성장 철학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건설은 '사람이 중심인 산업'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산업으로의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기업 단위의 포상을 넘어 현장의 핵심 주체인 '개인'의 역량과 노력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독보적인 제도를 운영하며 동반성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현대건설은 '기업'과 '개인'이라는 두 개의 트랙으로 포상 제도를 운영하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동기 부여에 집중한다.
-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제도: 2022년 도입된 이 제도는 중소 협력사 주도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반기별로 현대건설 사업장 내에서 전 공정을 무재해로 달성한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포상금을 지급한다. 2024년 하반기에는 22개 협력사에 약 1억 7천만 원을 지급했으며, 제도 도입 이후 누적 178개사에 약 1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 우수 협력사 소장 포상제도 (업계 최초):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도입한 혁신적인 제도로, 기업이 아닌 현장의 핵심 리더인 '협력사 소장' 개인의 수행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포상한다. 품질, 원가, 공정관리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지만, 특히 '안전관리' 역량이 평가 전 과정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사고 발생 현장은 포상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 최우수 소장에게는 최대 2천만 원, 우수 소장에게는 1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지급하여 개인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높이고 있다.
- 성과공유형 VE(Value Engineering) 보상제도: 협력사가 원가절감이나 공정개선에 기여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성과의 50%를 해당 협력사에 보상하는 제도다. 협력사의 기술 제안을 장려하고 그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현대건설은 포상금액을 명확히 공개하고, 개인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을 통해 현장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 직접 포상: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은 계약 규모별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급되며, '우수 소장 포상'은 개인에게 최대 2천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
- 간접 인센티브: 우수 협력사로 선정될 경우, 향후 입찰 참여 기회 확대, 신용평가 가점, 계약 관련 보증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설업은 사람이 중심인 산업인 만큼, 현장의 리더인 소장님의 전문성과 판단력, 책임감이 곧 현대건설의 신뢰로 이어진다."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현대건설은 포상 제도 외에도 기술 및 교육 지원을 통해 협력사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를 돕는다.
- 기술 지원: '협력사 우수기술 제안센터'를 상시 운영하여 협력사가 보유한 우수 기술을 발굴하고, 내부 심사를 거쳐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기술 상용화를 지원한다.
- 교육 지원: 협력사가 준수해야 할 윤리, 환경, 안전, 인권 등에 대한 '협력사 행동규범'을 명확히 제시하고, 작업 공간의 안전 위험성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여 현장 중심의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 핵심 요약
현대건설의 동반성장 전략은 '사람'에 대한 집중과 '현장' 중심의 실질적 보상으로 요약된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우수 협력사 소장 포상제도'는 동반성장의 패러다임을 기업 대 기업 관계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개인'에 대한 인정으로 확장시킨 혁신적인 시도다. 명확하고 파격적인 포상금 제도는 협력사의 안전 및 품질 관리 노력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동기 부여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DL이앤씨: '교육'과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역량 강화
동반성장 철학
DL이앤씨는 '협력사의 성장이 곧 DL이앤씨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과 교육을 통해 협력사의 근본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ESG 경영을 동반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협력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DL이앤씨의 포상 및 평가 시스템은 외부 공인 평가와 내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결합한 형태가 특징이다.
- 한숲 파트너스 데이: 매년 연말, 한 해 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둔 협력사를 '한숲 파트너스'로 선정하여 시상하고, 상호 소통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 국토교통부 상호협력평가 '최우수' 등급: 국토부가 주관하는 상호협력평가에서 다년간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협력사와의 공동도급 실적, 상생협의체 운영, 공동기술개발 및 기술지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로, DL이앤씨의 체계적인 동반성장 노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한다.
- 동반성장지수 5년 연속 ';최우수' 등급: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최우수 명예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공정거래, 상생 협력 활동, 협력사 체감도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DL이앤씨는 직접적인 포상과 함께, 정부 평가와 연계된 공신력 있는 혜택을 통해 협력사의 성장을 지원한다.
- 직접 포상: '한숲 파트너스 데이'를 통해 우수 협력사에 대한 시상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또한,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의 일환으로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명시하고 있다.
- 정부 평가 연계 혜택: 상호협력평가 최우수 등급 획득에 따라 조달청 및 지자체 공공공사 입찰 시 가점, 시공능력평가액 가산, 건설산업기본법상 벌점 감경 등의 실질적인 우대 혜택을 협력사와 공유하게 된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DL이앤씨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특히 '교육'과 '기술 지원'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 교육 지원 (특화): 업계 최초로 중앙대학교와 협력하여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협력사 대표이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대학원 교육지원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경영인의 역량 강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 기술 지원: 고가의 스마트 건설 장비인 '머신 가이던스(Machine Guidance)' 10대를 2019년부터 협력사에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이는 별도의 측량 없이 정밀 작업이 가능해 현장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
- 금융 지원: 동반성장위원회와의 협약을 통해 3년간 1,145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중 1,000억 원은 협력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경영안정 금융 지원'에, 140억 원은 공동 기술개발, ESG 경영 지원 등을 위한 '동반성장 지원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 안전 지원: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안전체험교육 및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경영진의 안전 의식을 고취하고, 법적 기준을 초과하여 안전관리자를 추가로 선임하는 협력사에는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DL이앤씨 핵심 요약
DL이앤씨는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시스템을 통한 역량 강화'를 동반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업계 최초로 시도한 대학원 연계 CEO 교육 과정은 협력사의 경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투자로 평가받는다. 또한,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상호협력평가, 동반성장지수)에서 다년간 최고 등급을 유지하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상생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건설): '기업시민' 경영이념 기반의 실질적 지원
동반성장 철학
포스코이앤씨의 동반성장 활동은 그룹 전체의 경영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협력사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존중하며, 공정거래와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일시적인 지원을 넘어 강건한 건설 산업 생태계를 함께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포스코이앤씨는 협력사의 실질적인 성과와 사업 연속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독창적인 포상 제도를 운영한다.
- 동반성장지원단 활동 우수 협력사 포상: 2022년 협력사의 수요를 반영해 새롭게 구성된 '동반성장지원단'은 '공동기술개발', '컨설팅 지원(안전/신용등급)', '교육 지원'의 3개 분야에서 활동한다. 매년 활동 결과를 평가하여 우수 성과를 낸 협력사를 선정하고 포상금과 표창장을 지급한다.
- 성과공유제: 공동 기술개발의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제도로, 포스코이앤씨의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 중 하나다.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성과가 입증되면, 해당 협력사에게 '단가계약', '장기공급권 부여', '공동특허 출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2008년부터 이 제도를 통해 총 128건의 공동기술개발을 진행했으며, 파트너사에 약 1,787억 원의 성과를 보상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 '하도급 대금 직불' 참여 인센티브: 2차, 3차 하도급사에 대한 대금 체불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하도급 대금 직불 시스템' 참여를 독려한다. 참여하는 협력사에는 종합수행도 평가 시 파격적인 가점(2점)을 부여하여 향후 입찰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해준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포스코이앤씨는 단순 포상금을 넘어, 협력사의 지속가능한 사업 영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권'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직접 포상: 동반성장지원단 우수 협력사 등에 포상금을 지급한다. 또한, 중대재해 '0'를 달성했을 경우, 전 직원에게 안전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안전 문화를 독려한다.
- 파격적 인센티브: 성과공유제를 통해 선정된 우수 기술 보유 협력사에게는 '장기공급권'이나 '수의계약'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협력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혜택이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포스코이앤씨는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협력사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 제도 개선: 건설업계 최초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하여, 협력사가 무리한 저가 수주로 인해 품질이나 안전을 희생시키지 않고 적정 이윤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 안전/환경: 'Eco & Challenge Together'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는 안전, 품질, 기술 분야에 대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기술 지원: '상생협력 기술제안센터'를 통해 AI, 스마트 기술 등 미래 건설 기술에 대한 공모전을 상시 개최하고, 협력사가 개발 중인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테스트 베드 현장을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 핵심 요약
포스코이앤씨의 동반성장 전략은 '기업시민'이라는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성과공유제'를 통해 기술개발의 결실을 장기공급권, 수의계약 등 확실한 사업 기회로 연결해주는 모델은 협력사에게 가장 매력적인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최저가 낙찰제 폐지'와 같은 과감한 제도 개선은 산업 생태계 전반의 공정성을 높이려는 선도적인 노력으로 평가받는다.
GS건설: 'Great Partnership Package'를 통한 종합 지원
동반성장 철학
GS건설은 '협력사가 가장 중요한 고객이자 파트너'라는 허윤홍 대표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신뢰와 협력에 기반한 동반성장을 추구한다. 이러한 철학은 'Great Partnership Package'라는 이름의 체계적인 종합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어, 금융, 안전, 교육, 소통 등 전방위적인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GS건설의 포상 제도는 오랜 전통을 가진 소통 행사와 체계적인 지원 패키지를 통해 운영된다.
- 그랑 파트너스 피에스타 (Gran partnerS Fiesta): 2004년 '자이 CEO 포럼'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GS건설 동반성장의 상징이다. 매년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해 우수 협력사를 포상하고, 회사의 비전과 경영 현황을 공유하며 수평적인 소통을 강화하는 자리다.
- Great Partnership Package: GS건설의 동반성장 활동을 집대성한 종합 지원 체계다. 이 패키지는 ①공정거래 질서 확립, ②금융/경영 지원, ③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 ④수평적 소통 강화의 4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수 협력사 포상은 '수평적 소통 강화'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명예기업': 동반성장위원회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여 '최우수 명예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GS건설의 상생 노력이 업계 최고 수준임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GS건설은 직접적인 포상과 함께, 정부 평가와 연계된 혜택을 통해 협력사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 직접 포상: '그랑 파트너스 피에스타'에서 우수 협력사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포상을 진행한다.
- 정부 평가 연계 혜택: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 획득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 직권조사 2년 면제, 조달청 공공입찰 가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국토부 상호협력평가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획득으로 시공능력평가액 가산, 벌점 감경 등의 혜택도 받는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GS건설의 'Great Partnership Package'는 특히 금융 지원과 안전 교육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금융 지원: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총 45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운영한다. 연 150억 원 규모의 경영지원금을 무이자로 대여하고,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여 협력사가 저금리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지급 기일을 단축하여 협력사의 자금 유동성을 지원한다.
- 안전 지원: 2010년 건설업계 최초로 '체험형 안전혁신학교'를 설립하여, 수만 명의 협력사 직원에게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제공해왔다. 또한,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선지급하고, 고위험 공종에 '안전 담당자'를 배치할 경우 관련 인건비를 GS건설이 직접 지원한다.
- 공정 거래: 협력사의 적정 공사비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공정경쟁낙찰제'를 도입했다. 또한,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운영하여 2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공정거래 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GS건설 핵심 요약
GS건설의 동반성장 전략은 'Great Partnership Package'라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틀 안에서 움직인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금융 지원과 선도적으로 도입한 '체험형 안전혁신학교'는 협력사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난과 안전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20년 넘게 이어온 '그랑 파트너스 피에스타'는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최고 경영진이 직접 협력사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GS건설만의 독특한 상생 문화의 상징이다.
대우건설: '가족'까지 챙기는 따뜻한 상생 경영
동반성장 철학
대우건설은 '협력회사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는 전통적인 동반성장 철학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안전 최우선의 원년'을 선포하며 안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동반성장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협력사 임직원 개인을 넘어 그 '가족'의 복지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따뜻한 접근 방식이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대우건설의 포상 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진 간담회와 안전 중심의 평가 기준 강화로 요약된다.
- 우수협력회사 동반성장 간담회: 2007년부터 무려 18년 이상 매년 개최해 온 전통 있는 행사다. 이 간담회를 통해 외주, 자재, 안전, 고객만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우수 및 우수 협력사를 선정하여 포상하고,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협력사 종합평가 내 안전 비중 확대: 안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사 종합평가에서 '안전평가' 항목의 비중을 기존 4%에서 2021년 2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협력사의 안전 문화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강력한 시그널이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대우건설은 계약 및 입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협력사의 참여를 유도한다.
- 최우수 협력사: '계약우선권'과 해당 연도 '계약이행보증금 50%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다. 계약우선권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 우수 협력사: 향후 '입찰 인센티브'를 부여받고, 마찬가지로 '계약이행보증금 50% 감면' 혜택을 받는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대우건설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협력사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 복지 지원 (특화): 협력사 임직원 자녀 장학금 지원 제도와 출산 축하 선물 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100개사(상/하반기 각 50개사) 임직원의 초·중·고 재학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중소 협력사 임직원이 자녀를 출산할 경우 50만 원 상당의 유모차 등 육아용품을 지원한다. 이는 협력사 직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에 직접 기여하려는 노력이다.
- 금융 지원: 2012년부터 14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운영하여,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이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소통 및 컨설팅: 정기적인 간담회 외에도 협력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우수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컨설팅 및 평가 지원을 확대하여 지속가능경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우건설 핵심 요약
대우건설의 동반성장 전략은 '따뜻한 상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협력사 임직원의 '가족'까지 복지 혜택의 범위를 넓힌 것은 동반성장을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오랜 전통의 '동반성장 간담회'를 통한 꾸준한 소통과 안전 평가 비중의 대폭 확대는 신뢰와 안전을 중시하는 대우건설의 경영 철학을 잘 드러낸다.
현대엔지니어링: '글로벌 동반진출'을 지원하는 든든한 파트너
동반성장 철학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정거래 준수'와 '동반성장 지원'을 상생경영의 두 축으로 삼고, 이를 통해 협력사와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플랜트 등 해외 사업에 강점을 가진 기업 특성을 살려, 협력사의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독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포상 및 평가 제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외부 공인 평가에서 다년간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며, 동반성장 정책의 체계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 동반성장지수 7년 연속 '최우수' 등급: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 연속으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대기업 중에서도 매우 드문 기록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동반성장 노력이 꾸준하고 실효성 있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 국토부 상호협력평가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2025년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총점 95점 이상)을 받았다. 공동도급 실적, 협력업자 육성, 신인도 등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정부로부터 상생협력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 동반성장위원회와의 협약을 통해, 향후 3년간 총 97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협약에는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명시되어 있다.
포상 규모 및 인센티브
현대엔지니어링은 직접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정부 평가와 연계된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통해 협력사의 성장을 지원한다.
- 직접 포상: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에 따라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 정부 평가 연계 혜택: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 획득으로 공정위 하도급 직권조사 2년 면제, 국세청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의 혜택을 받는다. 또한, 상호협력평가 최우수 등급으로 공공입찰 PQ(사전 사업수행능력평가) 가점, 시공능력평가액 가산 등의 혜택을 받는다.
기타 동반성장 지원 활동
현대엔지니어링의 지원 프로그램은 특히 '해외 진출'과 관련된 금융 지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인다.
- 금융 지원 (특화): 기술보증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동반진출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하는 해외 사업에 함께 참여하는 협력사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증을 서주는 제도로,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직접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시중은행과 1,2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하여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 공정 거래: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본사와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실천서약서 작성을 장려한다. 또한 '사이버 감사실'을 통해 비윤리 행위나 불공정 거래를 상시 제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투명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 기술/교육 지원: 협력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기술보호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직무 교육 프로그램과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협력사의 기술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핵심 요약
현대엔지니어링의 동반성장 전략은 '글로벌 파트너십'과 '지속가능성'으로 압축된다. 7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이라는 대기록은 이들의 상생 노력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업계 최초로 도입한 '해외동반진출 특례보증'은 협력사의 성장을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함께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혁신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종합 비교 분석: 7대 건설사 포상 제도의 특징과 최신 동향
앞서 살펴본 7대 건설사의 협력사 포상 및 지원 제도는 각 사의 경영 철학과 전략적 방향에 따라 뚜렷한 차별점을 보인다. 본 섹션에서는 각 사의 특징을 유형별로 비교 분석하고, 2024년을 기준으로 나타나는 건설업계 동반성장의 최신 동향과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그림 1: 주요 7대 건설사 동반성장 전략 유형 비교 (자료: 본 보고서 분석 기반 질적 평가)
유형별 비교 분석
위의 질적 평가를 바탕으로 7대 건설사의 동반성장 전략을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안전 최우선형 (삼성물산, 현대건설): 이 유형의 기업들은 '안전'을 모든 평가와 보상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삼성물산의 '안전인정제'와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안전강화비' 투자, 현대건설의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과 '우수 소장 포상'에서의 안전 평가 핵심 비중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가장 강력하게 반영된 모델이다.
- 기술 혁신 연계형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협력사의 기술 개발 노력을 사업적 성과로 직접 연결해주는 모델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성과공유제'는 개발된 기술에 대해 장기공급권이나 수의계약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며, 현대건설의 '성과공유형 VE 보상제도'는 원가절감 성과의 50%를 공유한다. 이는 협력사를 단순 시공 파트너가 아닌, 기술 혁신을 함께 이끄는 R&D 파트너로 인정하는 접근이다.
- 교육/역량 강화형 (DL이앤씨): 협력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인재 육성에 집중하는 모델이다. DL이앤씨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중앙대 연계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과정'은 협력사 CEO의 경영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여주는 장기적인 투자다. 고가의 스마트 장비를 무상 대여하는 것 역시 협력사의 기술 수용성과 생산성 향상을 돕는 교육적 성격이 강하다.
- 종합 패키지형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보다 금융, 기술, 교육, 소통 등 동반성장의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패키지를 운영하는 모델이다. GS건설의 'Great Partnership Package'와 현대엔지니어링의 다년간 검증된 동반성장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는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지원을 통해 협력사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려는 전략이다.
- 가족친화/복지 확대형 (대우건설): 동반성장의 범위를 협력사 임직원을 넘어 그 '가족'까지 확대하는 독특한 모델이다. 대우건설의 '자녀 장학금' 및 '출산 선물 지원' 제도는 협력사 임직원의 소속감과 만족도를 높여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는 차별화된 시도다. 이는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2024년 기준 최신 동향 및 시사점
7대 건설사의 포상 제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최신 동향과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 '안전'은 기본 전제 조건: 과거에는 안전이 여러 평가 항목 중 하나였다면, 이제는 포상을 받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Prerequisite)'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안전사고 발생 시 포상 대상에서 즉시 제외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암묵적 또는 명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안전관리가 협력사 평가의 가장 중요한 '허들'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 '기업'에서 '개인'으로 포상 확대: 현대건설의 '우수 소장 포상제도'는 동반성장 패러다임의 중요한 변화를 예고한다. 기업 단위의 포상만으로는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는 인식 하에,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책임자, 즉 '개인'에게 직접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더욱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 '인센티브'의 진화: 단순 현금 포상을 넘어, 협력사의 '지속가능한 사업'과 직결되는 실질적인 혜택이 강화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장기공급권'이나 대우건설의 '계약우선권'과 같은 인센티브는 협력사에게 단기적인 포상금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이는 원청이 우수 협력사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확보하려는 '록인(Lock-in)'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 ESG 경영과의 결합: 대우건설이 협력사 평가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삼성전자가 협력사 ESG 교육 체계를 신설하는 등, 이제 동반성장은 ESG 경영의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 원청은 협력사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고 역량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공급망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기업의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결론: 지속가능한 건설 생태계를 위한 제언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국내 주요 7대 건설사들은 협력사를 더 이상 비용 절감의 대상이나 단순 하도급 업체로 보지 않는다. 이들은 협력사를 불확실성의 시대를 함께 헤쳐나갈 '성장 파트너'로 인식하고, 안전, 기술, 금융, 교육을 아우르는 다각적인 포상 및 지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고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다.
향후 건설업계의 동반성장 모델은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탄소중립 목표 달성, ESG 경영 확산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아젠다에 원청과 협력사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형태의 파트너십이 주를 이룰 것이다. 기술 개발 단계부터 협력사와 협업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며, ESG 평가 결과를 입찰에 반영하는 등, 협력 관계는 더욱 깊고 유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협력회사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건설업계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 올해는 안전 최우선의 원년으로 협력회사와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안전과 상생을 위해 노력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자." - 대우건설 김보현 대표이사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대기업은 단기적이고 시혜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협력사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와 자생력 확보를 돕는 장기적인 투자 관점의 동반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 협력사 역시 원청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술력과 안전관리 역량을 스스로 높이려는 끊임없는 혁신 노력을 통해 신뢰받는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상호협력평가나 동반성장지수와 같은 제도를 통해 우수 동반성장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정착시켜 산업 전반에 상생의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한국 건설업계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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