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차례상: 차리는 법과 지내는 순서 완벽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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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차례상: 차리는 법과 지내는 순서 완벽 가이드

서론: 변화하는 설 차례 문화

설날은 새해의 첫날을 기념하며 조상에게 감사를 표하는 중요한 명절이다. 이때 지내는 제사를 차례(茶禮)라고 부른다. 본래 차례는 이름 그대로 조상에게 차를 올리는 간소한 의식이었으나, 시대가 흐르면서 점차 복잡하고 화려한 상차림이 일반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성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 등 사회적 흐름에 따라 차례 문화 역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같은 사회 변화는 제사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시켰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설 차례상 차림법과 절차를 살펴보는 동시에, 현대 사회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간소화된 차례 문화와 그 진정한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한다.

차례와 제사, 무엇이 다른가?

많은 사람이 차례와 제사를 혼용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차례는 설, 추석 등 명절에 지내는 약식 제사이며, 조상이 돌아가신 날(기일)에 지내는 기제사(忌祭祀)와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차례는 명절 아침에, 기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 자정 무렵에 지낸다. 또한 차례는 떡국이나 송편 같은 명절 음식을 중심으로 올리지만, 기제사는 밥(메)과 국(갱)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다.

가장 큰 차이는 절차의 복잡성이다. 기제사는 술을 세 번 올리는 '삼헌(三獻)'과 축문을 읽는 '독축(讀祝)' 등 복잡한 절차를 따르지만, 차례는 술을 한 번만 올리는 '단헌(單獻)'을 기본으로 하며 축문을 생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차례는 기제사에 비해 훨씬 간소한 형태의 제례이다.

전통 설 차례상 차리는 법: 원칙과 금기

전통 차례상은 보통 5열로 차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각 열에 놓이는 음식의 종류와 위치에 대한 복잡한 규칙이 존재한다. 이러한 규칙들은 음양오행 사상과 유교적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기본 진설(陳設) 원칙

차례상을 차릴 때 제주(제사를 주관하는 사람)가 바라보는 방향을 기준으로, 신위(지방 또는 사진)가 놓인 쪽이 북쪽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음식의 위치를 정하며, 대표적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

  • 1열 (신위 바로 앞): 설날의 핵심인 떡국과 술잔, 수저를 담는 그릇인 시접(匙楪)을 놓는다. 밥과 국 대신 명절 음식을 올리는 것이 차례의 특징이다.
  • 2열: 구이나 전 종류를 올린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원칙에 따라 생선은 동쪽(오른쪽), 고기는 서쪽(왼쪽)에 놓는다. 또한 두동미서(頭東尾西)에 따라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한다.
  • 3열: 탕(湯)을 놓는 줄로, 보통 육탕, 소탕(채소), 어탕 등 홀수로 올린다. 탕 역시 어동육서 원칙을 따르기도 한다.
  • 4열: 나물과 포, 식혜 등을 올린다. 좌포우혜(左脯右醯) 원칙에 따라 왼쪽 끝에 포(북어 등)를, 오른쪽 끝에 식혜를 놓는다. 중앙에는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등 삼색 나물을 올린다.
  • 5열 (제주와 가장 가까운 줄): 과일과 과자류를 놓는다. 조율이시(棗栗梨枾)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거나,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차례상에 올리면 안 되는 음식

전통적으로 차례상에는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진 특정 음식들을 올리지 않는다. 이는 조상신의 방문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 복숭아: 귀신을 쫓는 대표적인 과일로 여겨져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 고춧가루, 마늘: 향이 강한 양념은 부정한 것을 쫓는 힘이 있다고 믿어 사용을 피한다. 김치도 고춧가루 없이 담근 나박김치나 동치미를 사용한다.
  • '치'자 돌림 생선: 꽁치, 갈치, 삼치 등 이름 끝이 '치'로 끝나는 생선은 예로부터 하급 어종으로 여겨져 올리지 않았다.
  • 붉은 팥: 팥의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다고 하여, 떡을 만들 때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사용한다.

현대의 설 차례상: 간소화와 변화의 바람

복잡한 전통 예법은 현대 사회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명절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차례 문화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성균관의 간소화 권고안: '홍동백서'는 필수가 아니다

유교 전통의 상징인 성균관에서도 차례상 간소화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2022년,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현대 사회에 맞는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성균관은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밝히며, 과일은 편하게 4~6가지를 올리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예가 아니다"라는 옛 기록을 근거로,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이 제시한 간소화 차례상의 핵심은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 그리고 과일 4종 등 총 9가지 음식이다. 이는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다는 예의 근본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다. 퇴계 이황 종가 역시 술, 떡국, 포, 전, 과일 등 간소한 상차림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화려한 차례상이 반드시 전통은 아님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추모 문화: 형식보다 마음

사회 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는 추모 방식 자체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제사의 형식보다는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의 본질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료 출처: 네이버 블로그

한국의 추모 문화는 전통적으로 가문과 혈연을 중시했지만, 점차 개인과 직계 가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개인의 서사나 사회적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와 가까워지는 흐름이다.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피자나 케이크를 올리거나, 제사 대신 가족 여행을 떠나는 등 새로운 추모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는 영상 통화를 이용한 '온라인 차례'나 '사이버 추모관' 같은 비대면 방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제사 문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반영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사 문화 개선 방향으로 '제수 음식 간소화'와 '형식 간소화'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남녀 공동 참여'와 '현대적 형태의 제사'에 대한 요구도 높게 나타났다.

자료 출처: 경기일보 (2024)

설 차례 지내는 순서 (간소화 절차)

차례는 기제사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다. 가정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간소화된 설 차례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강신(降神):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절차. 제주가 향을 피우고, 집사(보조자)가 따라준 술을 모사그릇(茅沙그릇, 모래를 담은 그릇)에 세 번에 나누어 붓는다. 이후 제주는 두 번 절한다. 향은 하늘에, 술은 땅에 알려 제사의 시작을 고하는 의미다.
  2. 참신(參神): 모든 참석자가 함께 조상에게 절을 하며 인사를 드린다. 보통 두 번 절한다.
  3. 헌주(獻酒): 제주가 조상의 잔에 술을 올린다. 차례는 단헌이 원칙이므로 한 번만 올린다.
  4. 삽시정저(揷匙正箸): 떡국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시접 위에 가지런히 놓는다. 이는 조상께서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5. 시립(侍立): 참석자 모두 잠시 동안 공손한 자세로 서서 조상께서 식사하시기를 기다린다.
  6. 사신(辭神): 수저를 거두고, 참석자 모두 두 번 절하여 조상의 영혼을 배웅한다. 이후 지방과 축문(있을 경우)을 불사른다.
  7. 철상(撤床) 및 음복(飮福): 차례상을 치우고, 참석자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음복은 조상이 주신 복을 나눈다는 의미를 지닌다.

기제사와의 절차 비교

차례의 간소함을 이해하기 위해 기제사의 복잡한 절차와 비교해볼 수 있다. 기제사는 차례에 없는 여러 단계들을 포함한다.

  • 헌작(獻爵): 초헌(제주), 아헌(주부 또는 다음 근친자), 종헌(그다음 근친자) 등 세 번에 걸쳐 술을 올린다.
  • 독축(讀祝): 초헌 후 축문을 읽어 제사의 의미와 정성을 고한다.
  • 합문(闔門)과 계문(啓門): 조상께서 편히 식사하시도록 잠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여는 절차.
  • 헌다(獻茶): 식사 후 숭늉이나 차를 올리는 절차.

이러한 절차들이 생략되면서 차례는 명절 아침에 부담 없이 지낼 수 있는 약식 제례로 자리 잡았다.

결론: 전통과 현대의 조화,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설 차례는 새해를 맞아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가족의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전통이다. 과거의 복잡한 형식과 규칙에 얽매이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감사와 추모'라는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균관의 권고처럼, 전을 부치지 않고 과일 몇 가지만 올려도 정성스러운 마음만 있다면 훌륭한 차례가 될 수 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의 준수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추모 방식을 찾는 것이다. 전통을 존중하되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설 명절이 갈등이 아닌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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