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FOMC 금리 전망: 주식 시장은 어디로 향할까?
2025년의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2월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시장은 이미 9월과 10월에 이은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금리 인하 결정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이 내놓을 미래 정책 방향과 경제 전망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둔화하는 고용 시장이라는 상충된 신호, 그리고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공백 속에서 연준은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본 글에서는 12월 FOMC의 주요 관전 포인트와 2026년 주식 시장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12월 FOMC: '매파적 금리 인하' 유력
현재 시장은 12월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2월 초 기준 금리 인하 확률은 약 87%에서 90%에 육박하며 사실상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 잡았다. 이는 9월과 10월에 이은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 조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는 '비둘기파적'이라기보다는 '매파적 금리 인하(Hawkish Cut)'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금리를 내리면서도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거나 높은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는 의미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위트(Ryan Sweet)는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훨씬 더 아슬아슬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연준 내부의 분열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제롬 파월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책 경로가 '데이터 의존적'임을 강조하며 섣부른 기대를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FOMC 결정은 2025년 남은 기간과 그 이후의 분위기를 결정하고, 통화 정책, 위험 선호도, 시장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 마크 해킷(Mark Hackett), 네이션와이드 수석 시장 전략가
이러한 매파적 기조는 연준이 직면한 복잡한 경제 상황 때문이다. 둔화하는 고용 시장을 부양해야 하는 동시에,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연준의 딜레마: 상충하는 경제 지표와 데이터 공백
연준은 현재 상충하는 경제 지표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한쪽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고용 시장의 약화 신호가,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정책 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둔화하는 고용 시장
고용 시장은 뚜렷한 둔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5년 9월 실업률은 4.4%로 상승했으며, 이는 1년 전의 4.1%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민간 고용 데이터는 더욱 우려스럽다. ADP 민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 부문에서 32,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 6개월 중 4번째 감소세다. 또한, 2025년 11월까지 발표된 해고 건수는 117만 건을 넘어,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고용 시장 약화는 연준 내 비둘기파(dovish)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핵심 근거다. 뉴욕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는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기 위해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발언하며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다. 고용 시장의 추가적인 악화를 막기 위한 '보험성'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끈질긴 인플레이션
반면,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며 끈질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인플레이션 역시 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 3.0% 상승하며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은 연준 내 매파(hawkish) 위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보스턴 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등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1%포인트나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관세 영향으로 2026년 초 근원 PCE 인플레이션이 3.2%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 셧다운이 초래한 '데이터 안개'
설상가상으로,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기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주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준은 '데이터 안개' 속에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최신 공식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은 FOMC 위원들 사이의 의견 불일치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루이스 나벨리에(Louis Navellier)와 같은 분석가들은 연준 위원들이 데이터 지연에 대해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열된 연준: 매파와 비둘기파의 팽팽한 대립
현재 FOMC는 이례적으로 심각한 내분에 직면해 있다. 지난 10월 회의에서는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 위원이 50bp 인하를, 제프리 슈미드(Jeffrey Schmid) 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양방향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이는 1990년 이후 단 세 번밖에 없었던 이례적인 일로, 연준 내부의 시각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2025년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의 성향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 비둘기파 성향 (금리 인하 선호): 존 윌리엄스(뉴욕 연은 총재), 필립 제퍼슨(부의장), 리사 쿡(이사), 스티븐 미란(이사) 등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 이들은 약화되는 노동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중시한다.
- 매파 성향 (금리 인상 또는 동결 선호): 수잔 콜린스(보스턴 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미셸 보우먼(이사) 등은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 중도/데이터 의존적: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다수 위원들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분열은 12월 회의에서도 최소 2명 이상의 반대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2026년 통화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2026년 5월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와 함께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케빈 해싯(Kevin Hassett)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점도 변수다. 해싯은 저금리를 선호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그의 등장은 연준의 정책 기조를 더욱 비둘기파적으로 이끌 수 있다.
2026년 전망: 금리 경로와 경제 예측
시장의 관심은 12월 금리 인하 여부를 넘어 2026년 연준의 정책 경로로 향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2026년 전망을 포함한 새로운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dot plot)가 공개되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주요 기관들의 금리 인하 전망
다수의 투자은행과 분석 기관들은 2026년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횟수와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2026년 3월과 6월에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측하며, 최종 금리가 3.0-3.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2026년 6월과 7월에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며, 이는 경제 상황보다는 새로운 연준 의장 임명에 따른 변화일 것으로 분석했다.
- 윌밍턴 트러스트(Wilmington Trust): 약화되는 고용 시장을 근거로 향후 세 차례의 추가 인하를 예측하며 보다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연준 점도표 (9월 기준): 9월 점도표 중앙값은 2026년 말 금리를 3.4%로 제시하여,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인 시각을 보였다. 12월에 발표될 새로운 점도표에서 이 수치가 어떻게 변할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2026년에 예정된 재정 부양책('One Big Beautiful Bill Act' 세금 감면)과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그리고 연준 지도부 교체 가능성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경제 전망(SEP) 업데이트 주목
12월 FOMC에서는 GDP 성장률, 실업률, PCE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새로운 전망치(SEP)가 공개된다. 이는 연준이 현재 경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지난 9월 전망에서 연준은 2025년 GDP 성장률을 1.6%, 2026년 성장률을 1.8%로 예측했다. 실업률은 2025년 4.5%, 2026년 4.4%로,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025년 3.1%, 2026년 2.6%로 전망했다. 최근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일부 분석가들은 연준이 2025년과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인플레이션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될 경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가 시장 기대보다 더딜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투자 전략: 변동성 속 기회 찾기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주식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는 유동성 확대를 통해 주식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특히 '매파적 인하'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의 수혜주는? 섹터별 전망
금리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섹터 로테이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특정 섹터들이 금리 하락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 기술주 (Technology): 금리 인하는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높여 성장주, 특히 기술주에 긍정적이다. 또한 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 중소형주 (Small Caps): 중소형주는 대기업에 비해 부채 의존도가 높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커서 금리 인하 시 이자 부담 감소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대형주 대비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 금융주 (Financials): 금리 인하는 대출 환경을 개선하고, 특히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시켜 은행 수익에 긍정적일 수 있다. 또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불리시 스티프닝(bullish steepening)' 현상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 산업재 (Industrials) & 헬스케어 (Health Care): 산업재는 경기 회복 기대감과 AI 관련 설비 투자 증가로 수혜가 예상된다. 헬스케어는 경기 둔화 우려 시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한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 주의가 필요한 섹터: 부동산(REITs)은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여전히 금리 수준에 민감하며, 유틸리티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적된다. 소비재는 고가품과 생필품 간의 소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투자자를 위한 시사점
현재 시장 환경은 높은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신중하면서도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 분산 투자 강화: 특정 섹터나 스타일에 치우치기보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성장주와 가치주, 그리고 미국 외 국제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단기 변동성 대비: 연준의 '매파적 인하'나 예상치 못한 데이터 발표는 단기적인 시장 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게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현금의 재투자 고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현금 및 단기 채권의 수익률은 점차 하락할 것이다. 따라서 초과 현금을 고품질 채권이나 배당주 등 안정적인 인컴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고려할 시점이다.
- 구조적 성장 테마 주목: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 헬스케어 혁신 등 거시 경제 변동과 무관하게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구조적 테마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결론: 신중한 낙관론 속 데이터 주시 필요
12월 FOMC는 시장의 예상대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는 통화 완화 정책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기보다는,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둔화하는 고용 시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연준의 고심이 담긴 '매파적 인하'가 될 것이다. 2026년의 통화 정책 경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향후 발표될 경제 데이터, 특히 고용과 물가 지표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보면서도,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특정 자산에 집중하기보다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AI와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에 주목하며, 중소형주와 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자산에서 기회를 찾는 신중한 낙관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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