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부터 발표까지… K-방산, 루마니아 정조준
폴란드 성공에 이어 유럽 방산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다
한국의 방위산업이 동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K-방산이 루마니아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폴란드에서의 수출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 방산 2막'에 돌입하는 모습입니다. 오는 5월 열릴 루마니아 방산 전시회에서 K-방산 기업들이 펼칠 전략적 움직임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루마니아 방산 전시회 BSDA 2026, K-방산의 무대가 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오는 5월 13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BSDA(Black Sea Defence & Aerospace) 2026'에 스폰서로 참여합니다. BSDA는 루마니아 국방부가 주관하며 격년으로 개최되는 방위산업 전시회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국가들의 군 현대화 수요가 집중되는 무대입니다.
BSDA는 흑해권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 만큼, 고위 정부 관계자와 군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제 무대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동유럽의 국방 현대화 수요가 폭증하면서 BSDA의 중요성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시회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수주 계약이 체결되는 '상담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 유럽 방산 전시회 최초 '플래티넘 스폰서' 도전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스폰서와 기술 발표를 동시에 장악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시 최대 후원사인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여합니다. 이는 유럽 방산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이 플래티넘 스폰서로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플래티넘 스폰서 지위는 단순 전시 참가를 훨씬 넘어서갑니다. 행사 전반에서 브랜드 노출과 고위급 네트워킹 기회를 확보할 수 있으며, 사실상 '메인 플레이어'로 분류됩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 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포지션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대형 방위산업 회사들의 독무대였던 플래티넘 스폰서 지위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는 것은, 국제 방위산업 시장에서 K-방산이 주요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현대로템, 지상 전력 대표 기업으로 'K2 전차' 현장 세일즈
현대로템도 주요 스폰서로 참여하는 동시에 지상 분야 'Capability Presentations' 대표 기업을 맡습니다. 항공(AIR) 분야는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가, 해군(NAVY) 분야는 루마니아 업체 테크노나브가 각각 담당하는 가운데, 현대로템이 지상 무기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이는 현대로템이 동유럽 기갑 전력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특히 루마니아가 추진 중인 차세대 전차 도입 사업에서 K2 전차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발표 세션은 단순한 기술 설명회가 아닌 실질적인 '현장 세일즈'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루마니아는 약 200대 규모의 차세대 전차 도입을 검토 중이며, 이는 현대로템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K9 자주포 수주 성공, 이제는 레드백 장갑차 차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와의 관계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24년 7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K-방산의 유럽 진출을 상징하는 거대한 성공사례입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듐보비차주 페트레슈티 지역에 'H-ACE 유럽'이라는 현지 생산 기지를 건설 중입니다. 이는 K9 자주포 생산을 루마니아에서 현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K-방산의 유럽 현지화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투자는 루마니아와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고, 향후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는 노후 장갑차 전력 교체를 위해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의 대표 장갑차인 레드백으로 이 사업에 참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BSDA 2026 전시회는 이 장갑차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무대가 될 것입니다.
K-방산의 강군 대거 참여, 4조원 규모 시장을 노린다
이번 BSDA 2026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뿐만 아니라 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기아, 한화시스템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이들 기업들은 각각 자신의 핵심 상품을 전시하며 루마니아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입니다.
업계는 이번 시장 규모를 상당히 크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의 전차와 장갑차 사업 규모만 해도 약 4조원에서 14조원대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인 '세이프(SCORE)' 자금을 활용하면서 루마니아의 방위산업 투자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K-방산 기업들에게 폴란드에 이어 또 다른 큰 시장을 의미합니다.
현지화 전략이 수주의 핵심…공급망 구축이 승패 가른다
김호성 한국방위산업학회장 겸 국립창원대 GAST공학대학원장은 이번 BSDA 참여가 갖는 의미를 명확히 분석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BSDA에 적극 참여할 만큼 루마니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루마니아는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인 '세이프' 자금을 활용하는 만큼 해외 부품 비중 제한이 있다.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이 수주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EU의 '세이프' 프로그램은 참여 국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해외 부품 비중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루마니아 현지에서 생산 기지를 설립하고,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며,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이미 H-ACE 유럽을 건설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에서 루마니아로…K-방산의 유럽 전략 확대
K-방산의 루마니아 진출은 폴란드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확대입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방력 강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았고, 이 과정에서 K-방산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K-방산의 주요 무기 체계들이 폴란드로 수출되었습니다.
이제 K-방산은 이러한 폴란드 경험을 바탕으로 루마니아, 체코, 헝가리 등 다른 동유럽 국가들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각 국가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국방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며, 동시에 한국 무기의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성공 사례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게 K-방산의 신뢰성을 증명해주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향후 전망과 의의
BSDA 2026은 단순한 방산 전시회가 아닙니다. 이것은 K-방산이 동유럽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무대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플래티넘 스폰서 지위와 현대로템의 지상 분야 대표 기업 위치는 K-방산이 이미 국제 방위산업 시장에서 주목받는 강자임을 의미합니다.
루마니아와의 성공적인 계약 체결은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유럽 현지화 전략을 통해 EU의 구매 규제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K-방산은 유럽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K-방산 루마니아 진출 현황:
✓ K9 자주포: 54문 +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계약 완료 (2024년 7월)
✓ 현지 생산 기지: H-ACE 유럽 건설 중 (페트레슈티)
✓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수주 추진 중
✓ 차세대 전차: K2 전차 200대 규모 사업 유력 후보
✓ 전시회: BSDA 2026 (2026년 5월 13-15일)
참여 기업: 한화에어로, 현대로템, LIG D&A, KAI, 기아, 한화시스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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